외식. 외식 하고 싶다. 캠퍼스를 벗어나 학식 말고 무언가 색다르고 맛있는 게 먹고 싶다. 목적지 없이 거리를 걸으면서 하릴없는 잡담을 하고 생각없이 낄낄대고 싶다. 봄 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난 지크 스나이퍼는 놀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에 휩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놀아야겠다. “저녁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벤치 프레스에 앉아 목덜미에 맺힌 땀을 닦...
테레사 수녀는 지크가 좋아하는 옷 몇 벌과 자질구레한 장난감 따위를 작은 배낭에 챙겨넣었다. 아이는 커다란 농구공을 껴안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누가 보아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가족. 과연 어떤 마음일까 가늠해보는 것조차도 주제넘은 짓일지 모른다. 그는 지크를 안타까워했으나 아이의 비인간성에 압도되어 두려움을 이겨내지는 ...
Artic Monkeys "Fireside" 오카나간 안전구역을 벗어나 캘리포니아를 향해 가던 와중에 처크는 고속도로 중간에서 급히 차를 세웠다. 오가는 차량 하나 없이 한산했기에 그는 앞뒤 살피지 않고 운전석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처크는 굴러떨어지듯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두세 발짝 떨어진 곳에서 그는 한참동안 허리를 숙이고 구역질을 했다. 나오는 것이...
보육원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여러가지 의견이 있었다. 제너럴 블릭 이름을 따 블릭 보육원. 아니면 회장 일가 성씨를 따 레일로지 보육원. 사실 마크는 리사의 처녀적 성씨 오코너를 붙여 리사에 대한 그의 변치않는 사랑을 증명하고 싶어하였으나 반려되었다. 결국 블릭이나 레일로지 보육원이라고 이름 붙이면 자의식이 지나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간편하게 지역 ...
바이칼의 생활은 디저트를 중심으로 돈다. 간식은 필수에 저녁식사 후 디저트는 반드시 챙겨먹어야 하고, 계절별 제철과일로 만든 디저트도 꼭 챙긴다. 특히 봄이면 메트로 서울 시내에 있는 호텔이란 호텔을 순회하며 딸기 뷔페를 즐기는 게 바이칼이 가장 즐기는 연례행사였는데, 올해는 한 군데도 못 갔다. 바이칼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천천히 걸어오는 리오를 창문 너머...
캘리포니아미육군생물병기연구소바이오버그습격행동요령제1항바이오버그습격경보즉시절대탈출하지마시고실내에머물러방화벽을설치하십시오제2항각연구실마다구비되어있는총화기로무장하십시오제3항방화벽은최대D급바이오버그의공격으로부터당신을지켜줄것입니다실내에서구출팀을기다리십시오제4항동료의생사를확인하려고시도하지마십시오제5항방어에실패했을시중앙관제실에서는자폭시퀀스를시작하십시오제6항보관되어있는모...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다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아무리 여러 번 세어봐도 결과는 같았다.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 눈 두 개 코는 하나 입도 하나, 귀는 두 개. 팔다리도 두 짝씩 예쁘게 쌍을 이루어 잘 붙어 있다. 인간형을 목적으로 만든 설계도였으니 당연한 결과인데도 레니는 그게 믿기지가 않아 ...
하늘은 맑고 과학 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세계에 걸맞게 공기는 무서울 정도로 깨끗하다. 공기가 맑을수록 자고로 흡연 욕구가 샘솟는 법. 휀은 충동에 저항하지 않고 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허공에 홀로그램 화면을 띄워두고 막막한 심정에 담배를 몇 모금 빨았다. 글자 하나 없이 깨끗한 보고서에 괜히 자기 이름자부터 써 둔다. 내가 왜 이따위 일을 해야 ...
전쟁이 끝나고 도시는 활기를 되찾았다. 수도가 무사히 탈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사방에서 몰려든 상인들이 길바닥이며 무너진 건물의 잔해 위를 가리지 않고 좌판을 펼쳐댄 탓에 소란스럽기까지 했다. 리오는 갖가지 장신구 앞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어울리지 않게 거친 옷감으로 지은 망토와 드레스로도 화려한 미모를 감출 수는 없었다. 오히려 돋보인다고 해야 할까...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레니를 설득하지 못했다. 실리와 명분, 처크에게는 둘 다 없었다. 총장 말마따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 레니는 Z팀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였다. 레니를 지금에서야 스카우트 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작년까지는 레니가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미성년자였기 때문이었다. 본인도 불세출의 천재 소리를 깨나 듣고 살아왔지만, 레니는 처크가 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있어 공항 실내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클로스 모형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그러나 여행객들의 즐거운 수다와 캐럴로 가득차야 마땅한 공항은 비통한 울음소리와 회개하라며 외치는 성직자의 악쓰는 소리, 그리고 군홧발 소리로 차갑게 얼어붙었다. 미처 핏자국을 지우지 못해 뺨이 얼룩덜룩한 산타클로스 모형 앞에서 레니는...
글러/2차BL창작/2.5D/1D/어벤져스/토니배너/배른쪽/가즈나이트/리오왼오/올라운더/한니발/hannigram/랑야방/종주른/스타트렉 커크스팍/스팍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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